나의 서툰 모양이 누군가에게 온전히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에 대한 두려움과 망설임.
점점 더 서로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기를 거부하는 이 시대의 관계.
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깊이 받아들여지고 싶은 욕구는 옅어지지 않는다.
우리는 온전히 서로의 모양을 보이고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.
한번쯤은 나의 모양이 누군가에게 그대로 닿아보았으면 해.
서로의 껍데기를 벗고도, 모양과 모양 그대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음 해.
그 순간에 닿게 된다면,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이 들 것 같아.
서로의 우주를 얼마든지 내어주자.
늘 나의 우주밖에 있는 사람들을 뚫고서, 나에게 와주기를. 서로가 서로에게 닿기를.
'사랑'하면, 우리가 떠올리는 모양은 ♡ 이런 하트 모양이지만,
사실 모든 사랑의 모양은 전부 다르지 않을까?
동그라미, 세모, 그도 아닌 전혀 알 수 없는 울퉁불퉁한 모양의 사랑도 존재하는 걸.
내가 존재하고 있는 이 곳에서의 완벽하지 않은 울퉁불퉁한 사랑에
내 마음을 기꺼이 내어주어야지.
울퉁불퉁한 나와 울퉁불퉁한 삶, 그리고 울퉁불퉁한 사랑에 좀 더 다정해져야지.